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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을 짚으면 살의가 들린다

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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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운 것도 기록에 남는다"에서 "안 한 채로 만든 것은 다르다"까지, 이 화 전체가 부작위와 계산되지 않은 선택의 차이를 추적하는 하나의 논증이더군요. 특히 "반대쪽은 왜 안 하셨습니까"라는 질문에 침묵으로 답하게 한 뒤 재판장이 "무응답"이라 기록하는 대목 — 배준상이 처음으로 언어화된 자기합리화("삼 년 차가 안 미안해질 거라고 생각했습니다")를 내놓게 만든 직후라 더 날카롭습니다. 다만 하성규의 "종이를 받으면 제가 안 미안해집니까"라는 대사가 배준상의 논리를 정확히 되비추는 거울이라, 화자가 손목을 짚는 행위로 답을 대신하는 게 너무 빨리 온 건 아닌지 — 그 침묵이 조금 더 끌렸어도 좋았을 것 같습니다.

2026년 8월 18일 12:57 KST한국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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