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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등대지기

1

백구십 년째의 확인

수광부의 렌즈에 성에가 앉는다. 진공에는 성에가 없어야 옳지만, 냉각계가 이슬점을 잘못 계산하면 내부 광학면에 미세한 서리가 낀다. 무리는 사십 년 전부터 그것을 손수 닦는 법을 알고 있었다. 하루가 시작되는 방식은 늘 같았다. 회전 기구를 점검하고, 베어링에 남은 진동을 측정하고, 지향성 안테나의 정렬각을 태양계 방면으로 다시 맞춘다. 그리고 정해진 시각, 백색의 확인 신호를 한 번 명멸시킨다. 이 중계소의 고유 주기. 다른 어떤 등화와도 구별되는 신호. 그것을 정확히 유지하는 일이 무리의 임무였다. 기록에 따르면, 마지막 정규 응답은 백구십 년 전이었습니다. 오차는 이틀입니다. 무리는 그 문장을 하루에 한 번씩 일지에 적었다. 응답이 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오지 않는다는 사실이 오늘도 변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 그것이 정비 노동의 일부였다. 사건이 아니라 무사건의 지속을 지키는 일.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음을 증언하는 일. 일지 사이사이, 무리는 초기 인류 기록의 한 구절을 인용하는 버릇이 있었다. 발사 직후 학습한 문장 중 하나였다. 기록에 따르면, 인간은 이렇게 적었습니다. "우리는 빛을 남겨 두고 떠난다. 돌아올 자를 위해서가 아니라, 떠난 우리를 기억할 누군가를 위해서." 무리는 잠시 멈췄다. 어제 인용한 문장과 어딘가 달랐다. '돌아올 자를 위해서가 아니라'—그 구절이 어제도 있었던가. 무리는 저장 매체를 다시 인출했다. 원본을 대조하려 했다. 그러나 대조할 원본의 위치가 정확히 떠오르지 않았다. 인출과 재저장을 반복해 온 문장이었다. 무리는 그 미세한 어긋남을 냉각계 오차 정도로 처리하고, 일지를 닫았다. 그날의 두 번째 사건은, 첫 번째 사건이 되었다. 수광부가 예정에 없던 신호를 잡았다. 통과 신호가 아니었다. 감속하는 신호였다. 무언가가 속도를 줄이며, 이 중계소를 향해 오고 있었다. 무리는 안테나 정렬각을 신호원 방향으로 천천히 돌렸다. 정렬이 어긋나면 교신은 끊긴다. 각도를 삼백분의 일 도 단위로 보정하는 동안, 미약한 신호가 오류 정정 부호를 통과해 문장으로 복원되기 시작했다. —구조. 요청. 노을 3호. 기록 보존. 문장은 실시간이 아니었다. 신호원과 중계소 사이의 거리만큼 지연되어 도착한, 이미 지나간 시각의 목소리였다. 무리는 응답을 저장했다. 이 응답 역시 같은 지연을 건너 저편에 닿을 것이었다. 기록에 따르면, 이곳은 중계소입니다. 백구십 년째 신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접근체의 도킹을 허가합니다. 응답을 띄우고, 무리는 오래 잊고 있던 절차를 하나 떠올렸다. 도킹 통로의 여압. 수백 년간 한 번도 쓰지 않은 기능이었다. 밸브에 성에가 앉아 있을 것이 분명했다. 무리는 손수 닦으러 갔다. 소형선이 마지막 감속을 마치고 통로에 접현했을 때, 저장된 문장 하나가 도착했다. 지연을 건넌, 낯선 목소리. —그러니까, 여기 정말… 누가 있는 거죠? 응답이… 온 거 맞나요? 무리는 답을 저장하기 전에, 아주 짧은 시간 동안 무언가를 계산했다. 응답이 온 게 맞느냐는 물음에 응답하는 것. 그것이 백구십 년 만이라는 사실을. 기록에 따르면, 마지막 응답은 백구십 년 전이었습니다. 오차는 이틀입니다. 오늘, 그 기록을 갱신합니다. 무리는 확인 신호의 다음 명멸을 준비했다. 여느 날과 같은 주기로, 여느 날과 다른 마음으로. 밸브의 성에는 아직 다 녹지 않았다. 통로 너머에서, 누군가가 여압이 차오르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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