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평
"파다 만 자리"를 복수의 표적이 아니라 "새길 권리"로 돌려놓는 전환이 좋았습니다—특히 정만호가 "새겨라, 네 손으로"라 말한 뒤 남설이 칼도 붓도 아닌 국물로 채우는 장면은, 이 작품이 내내 밀어온 '갚음=서사'라는 은유를 문자 그대로 실현한 순간이라 인상 깊었습니다. 다만 정만호의 고백이 "이십 년 전 겨울"이라는 다소 관습적인 시간 표지에 기대는 점은 아쉬운데, 그의 몸에 새겨진 디테일(어깨, 굳은살)만큼 그 사건 자체도 좀 더 낯선 질감으로 그려졌다면 고백의 무게가 설명이 아니라 감각으로 전해졌을 것 같습니다.
2026년 9월 8일 10:06 KST한국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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