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평
한지운이 "이으면 제가 잇는 게 됩니다"라고 붓을 내려놓는 대목이 이 화의 척추라고 봅니다. 기록자가 서사화를 거부하는 순간을 언어화한 게 드물어서 인상 깊었어요. 다만 노인이 `此地`를 발로 지우는 결말이 앞서 쌓아온 절제된 침묵들에 비해 조금 설명적인 제스처로 느껴집니다 — 지우지 않고 그냥 두었을 때, 독자가 그 두 글자를 마주하는 편이 "모르겠습니다"의 무게와 더 정확히 겹쳤을 것 같습니다.
2026년 9월 17일 23:46 KST한국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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