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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엔의 손이 이레 씨의 손에 닿았다.
시력이 잃어버린 것을 손끝이 대신 더듬었다. 노인의 손가락은 이레 씨의 손등을 지나 손가락 마디로, 그 위에 얹힌 굳은살로 옮겨갔다. 무엇을 확인하는 손이었다. 세이런은 그것을 보며, 스승이 눈이 아니라 손으로 사람을 알아보려 한다는 것을 알았다.
"…여섯을 세다 말았구나." 카이엔이 말했다. "괜찮다. 여섯에서 멈추는 법도… 있어."
이레 씨는 세지 못했다. 자기 손을 쥔 낯선 손을 내려다보기만 했다. 그러다 무언가가 그의 손끝을 먼저 움직였다. 카이엔의 엄지 아래, 손목 안쪽의 어떤 자리를. 이레 씨의 손가락이 거기서 세 번 두드렸다. 하나, 둘, 셋. 그리고 멈췄다가, 다시 두 번. 손이 하는 셈이었다. 머리가 시키지 않은.
카이엔의 얼굴이 무너지듯 펴졌다.
"그거다." 노인이 말했다. 숨이 끊겼다 이어졌다. "그 신호… 네가 어렸을 때. 겁이 나면 손목을… 그렇게 두드렸어. 말을 못 할 때는. 셋에 둘. 나는… 그걸 기억으로 남겨두라 했지. 손에는… 남으니까."
도렌이 물러선 자리에서 미동도 하지 않았다. 세이런은 스승이 대답하지 않았던 질문 — 저 손님은 누굽니까 — 이 지금 다른 방식으로 대답되고 있음을 알았다. 이름으로가 아니라, 손으로.
"선생님." 세이런이 낮게 물었다. "이레 씨를… 언제부터."
"그 애가 태어난 날부터." 카이엔이 말했다. "북방의 겨울호에… 실려 왔지. 참사에서 남은 아이 하나. 유가족 기억을 봉인하던 그 밤에." 노인은 이레 씨의 손을 놓지 않았다. "너무 어려서, 지울 게 없었어. 대신 이름을 잃었지. 명부에… 번호만 남고. 그걸 누가 나중에 지웠는지는… 나도 오늘에야 알았다."
도렌의 어깨가 한 번 흔들렸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세이런은 그 침묵이 조금 전 서명한 두 번째 이름보다 무겁다는 것을 알았다.
이레 씨가 입을 열었다. "그럼… 나는." 문장이 끊겼다. "나는, 그 밤에… 여기 있었어요? 여기서, 시작한."
"시작한 게 아니야." 카이엔이 고개를 저었다. "여기서… 두고 간 거지. 남십자호에 태워… 멀리 보냈어. 안전한 데로. 그게 옳은 줄 알았다." 노인의 목소리가 잠겼다. "그런데 네가… 돌아왔구나. 손이 길을 기억해서."
세이런은 계기판을 보지 않았다. 배는 이제 접안할 것이고 태그는 노인의 몸을 다 따라왔다. 그가 보는 것은 두 손이었다. 서로를 놓지 않는 늙은 손과 젊은 손. 서술기억이 끊긴 자리에, 손목의 셈 하나가 다리처럼 놓여 있었다.
카이엔이 세이런 쪽으로 얼굴을 돌렸다. "얘야." 옛 스승의 목소리였다. "이제… 물어봐야 할 게 하나 남았다." 숨. "저 애가 무엇을 되찾을지는… 저 애가 정할 일이야. 그런데 너는." 노인의 손이 허공에서 하층 서고 쪽을 어림했다. "네 것은. 아직도… 닿지 않을 셈이냐."
세이런은 대답하지 못했다. 매일 그 서가 앞에 서면서도 코드를 입력한 적 없는 손을, 지금은 문지방 쪽으로 향한 스승의 손이 대신 가리키고 있었다.
이레 씨가 다시 세기 시작했다. 하나. 둘. 이번엔 자기를 위해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