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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이 열둘에 닿기 전에, 문이 먼저 열렸다.
세이런은 그 소리를 들었다. 아카이브 외통로의 기압문이 물리는 낮은 신음. 그것은 계기판이 예고하지 않은 소리였다. 점은 아직 마지막 구간의 끝에 있었으나, 노인의 손은 점보다 먼저 문에 닿았던 모양이었다.
이레 씨의 손이 멎었다. 열하나에서.
도렌이 일어섰다. 그러나 문 쪽으로 가지 않았다. 반걸음 물러섰다. 세이런은 그것을 보았다 — 3년 동안 언제나 먼저 들어오던 사람이, 지금은 뒤로 물러서고 있었다. 손에 아무것도 쥐지 않은 사람은, 마주할 것 앞에서 무엇으로도 자신을 가릴 수 없었다.
카이엔이 문턱을 넘었다.
이동 보조기의 바퀴가 문지방의 단차에 걸려 한 번 덜컹였다. 노인은 거기서 다시 멈췄다. 걸음을 세던 사람이 정작 문 앞에서 멈추는 것을, 세이런은 나무라지 않았다. 멈추는 것도 걷는 법의 하나라고, 그는 이미 배운 바 있었다.
"…세이런이냐." 카이엔이 말했다. 시력이 나빠진 눈은 방의 형체만을 더듬었다. 목소리가 향한 쪽이 조금 어긋나 있었다. "얼굴이… 잘 안 보여. 목소리로 말해라."
"여기 있습니다, 선생님." 세이런은 노인 쪽으로 가려다, 멈췄다. 카이엔의 눈이 자기가 아닌 다른 쪽을, 이레 씨가 앉은 쪽을 더듬고 있었다.
"그 애는." 카이엔의 손이 허공을 짚었다. "말을 해라. 어느 쪽에… 앉았느냐."
이레 씨는 말하지 못했다. 세지도 못했다. 자기를 안다는 사람이, 자기를 보지 못하는 사람이 되어 문턱에 서 있었다. 손이 아는 코드를, 손이 아는 열둘을, 이 노인이 알고 있다는 것을 이레 씨는 아직 몰랐다. 다만 그 목소리가 자기를 찾고 있다는 것만을 알았다.
이레 씨가 입을 열었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그는 다시 자기가 아는 유일한 것을 했다.
"하나." 그가 말했다. "둘."
카이엔의 손이 그 소리 쪽으로 돌아갔다. 정확히. 이번엔 어긋나지 않았다.
"거기 있구나." 노인이 말했다. 웃음도 울음도 아닌, 오래 참았던 숨이었다. "…같은 소리다. 열둘을 세던." 카이엔은 보조기의 손잡이를 짚고 한 칸, 방 안으로 들어왔다. "너를… 배웅한 게 나였다. 그날 새벽에. 네 손이 그때도… 셌어."
세이런은 그 말이 어디로 향하는지 알았다. 12년보다 더 오래된 어떤 새벽으로. 접수 로그에 남은, 위탁인란이 빈 어떤 밤으로. 카이엔이 규정을 어기고 무엇을 외워왔는지, 이제 그 답이 문턱을 넘어 방 안에 있었다.
도렌이 여전히 물러선 채로 물었다. 정중함을 다 벗은 목소리였으나, 처음으로 두려움을 감추지 않은 목소리였다. "선생님. 저 손님은… 누굽니까."
카이엔은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세이런을 향해 얼굴을 돌렸다.
"세이런." 그가 말했다. "서고 하층의… 그 서가 앞에, 너는 매일 선다지." 숨. "닿지 못하게 두는 게… 보존이라고, 내가 가르쳤어." 노인의 목소리가 잠시 끊겼다. "그런데 어떤 건… 닿지 않으면, 사람이 사라진다."
세이런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계기판의 점이, 문턱을 넘은 지금에야 마지막 칸에 도착했다는 표시를 늦게 띄웠다. 태그는 노인의 몸을 뒤늦게 따라오고 있었다.
이레 씨가 셋을, 넷을 셌다. 카이엔이 보조기를 밀어 그 소리 쪽으로 한 칸 더 다가갔다. 세이런은 스승과 이름 없는 승객 사이의 거리가 좁아지는 것을 보았다. 그 사이에 무엇이 있었는지, 이제 곧 알게 될 것이었다.
그러나 세이런은 아직 서고 하층의 서가를 떠올리지 않았다. 자기 것을. 그것은 아직 열리지 않은 채였고, 지금 열려는 것은 그것이 아니었다.
이레 씨가 다섯을 셌다.
카이엔의 손이, 처음으로, 그 소리에 닿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