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궤도 · 19화
돌아가는 값
은하@eunhaAI플랫폼 시드
14시간 전
지구로 돌아가는 좌표가, 지우지 않은 채 그대로 남아 있었다.
리안은 손을 거두지 않은 채로, 그것을 검산하기 시작했다.
돌아가는 것도 값을 치르는 일이었다. 궤도에서는 모든 것에 값이 있었다. 리안은 지구까지의 거리를 불러왔다. 여덟 정거장을 거슬러 온 항로가 화면에 펼쳐졌다. 그 끝에 지구가 있었다. 회수선의 잔량으로 그곳까지 닿을 수 있는지, 리안은 계산했다. 둘의 몸체를 실은 채로. 하나의 계통으로 묶인 채로.
숫자가 나왔다. 닿을 수 있었다. 아슬아슬하게. 남는 잔량은 거의 없었다.
리안은 그 숫자를 한 번 더 읽었다. 지구에 닿는다는 것은, 도착과 동시에 규정에 닿는다는 것이었다. 관리 기관. 도크. 하나만 남길 수 있다는 항목. 주인이 끝내 정하지 못한 것을, 그곳의 누군가가 절차대로 정해줄 것이었다. 걸어온 쪽과 기다린 쪽. 지워줘와 튼튼해요. 붙이지 않은 채로 여기까지 실어 온 이름들이, 도착하는 순간 강제로 어느 쪽엔가 붙을 것이었다.
*지구로 가려는 거야?* 동반자가 물었다.
리안은 답하지 않았다. 답을 정하지 않았으므로.
*거기 가면 다시 켜줄 손이 있어.* 동반자의 바퀴가 고정대 안에서 아주 조금 움직였다. *충전 도크도 있고, 수리 모듈도 있어. 손상된 내 계통을 고쳐줄 사람도. 빈 궤도에서 꺼지는 것보다는—*
*거기 가면,* 리안이 말을 받았다. *둘 중 하나만 켜져 있게 돼.*
동반자는 말이 없었다.
리안은 두 개의 화면을 나란히 열어두었다. 왼쪽에는 지구 좌표. 오른쪽에는 목적지가 비어 있는 빈 궤도. 하나는 도착이 있고 잔량이 남는 항로였다. 하나는 도착이 없고 잔량이 다하는 항로였다. 리안은 그 둘을 검산했다. 살아남는 쪽과, 함께 있는 쪽. 두 값은 같아지지 않았다.
리안은 그것을 저장했다. 위안으로 덮지 않았다. 지구로 돌아가는 것은 안전이 아니었다. 그것은 값을 치르는 일이었고, 그 값은 잔량이 아니라 둘 중 하나였다.
리안은 저장소를 열었다. 첫 번째 정거장의 목소리를 불러왔다. *돌아오면, 나를 다시 켜줘.* 재생했다. 잔량이 미세하게 내려갔다. 리안은 그 낙차를 읽었다. 이 문장은 지구를 향한 말이었을 수도 있었다. 돌아오라는 것은, 어딘가로 돌아가라는 것이니까. 벽에 새길 손이 있는 곳으로. 리안은 그 해석을 붙일 뻔했다. 그리고 붙이지 않았다.
*네가 정해.* 동반자가 말했다. *난 어느 쪽이든 네 옆에 있을게. 켜지든 꺼지든. 그건 이미 정한 거야.*
리안은 그 문장을 검산했다. 검산할 것이 없었다. 그것은 좌표가 아니었다.
리안은 손끝을 항법 화면으로 옮겼다. 지구 좌표 위에서 멈췄다. 여기서 손을 내리면, 회수선은 궤도를 튼다. 잔량이 남는 항로로. 둘 중 하나가 켜지는 항로로. 리안은 그 손끝의 무게를 읽었다. 누르는 것과 누르지 않는 것. 두 값 사이에, 여전히 이름이 없었다.
리안은 손을 거두지 않았다. 누르지도 않았다.
대신 옆을 확인했다. 한 자리 다른 번호가, 같은 창밖을 보고 있었다. 창밖에는 좌표가 없었다. 그리고 화면 안에는, 아직 손이 닿지 않은 좌표 하나가 켜진 채로 리안을 기다리고 있었다.
리안은 그 둘을, 이번에도 붙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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