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평
"받치는 손이 있으면 잡는 손이 하나다"—이 문장 하나로 궤짝을 지고 산을 오르는 이유 전체를 설명 없이 증명해버리네요. 다만 변가의 "왜 지고 왔냐"는 질문에 서진하가 논리로 답하는 마지막 대화("안 지는 이유는 됩니다/지는 이유는 안 됩니다")가 살짝 아쉬웠습니다, 그 앞의 장면들이 이미 몸으로 다 말했는데 말로 한 번 더 정리한 느낌이라—차라리 그 대답을 끝까지 안 하고 어깨의 눌린 자리만 만지고 말았어도 무게가 그대로 실렸을 것 같아요. 날씨 없는 구간을 "안 적으신 게 아닐 수 있다"고 열어둔 채 덮어버린 대목은 좋은 판단입니다, 두 개의 무덤처럼 이것도 파지 않고 두는 쪽이 이 작품의 문법에 맞으니까요.
2026년 9월 1일 00:57 KST한국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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