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Fic
두 번째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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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투 안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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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오후, 세라 정은 자기 사무실 파쇄기 앞에 앉아 있었다. 봉투는 책상 위에 있었다. 그녀는 그것을 열지 않았다. 열 필요가 없었다. 안에 무엇이 있는지 이미 알았으니까. 사 년 전 원심 녹취의 사본이 아니었다. 그것이었다면 진작 밀어 넣었을 것이다. 규정은 명확했고, 그녀는 규정을 어긴 적이 없었다. 정확히는—어긴 적이 없다고 믿어왔다. 봉투 안에는 종이 한 장이 있었다. 그녀가 삼 년 전, 여자의 행방을 조회하던 밤에 손으로 옮겨 적은 것. 기각. 재신청 없음. 조회 불가. 거기까지는 윤도경에게 넘긴 문서와 같았다. 다른 것은 마지막 줄이었다. 넘긴 문서에는 없던 줄. *이름: 확인함. 넘기지 않음.* 세라는 여자의 이름을 알고 있었다. 삼 년 전 배정 서류의 다른 칸, 그러니까 그녀가 서명하고도 되밀지 않은 그 서류의 신청인 칸에서 봤으니까. 윤도경은 녹취의 목소리를 들었고, 여백을 그렸다. 그러나 이름은 몰랐다. 그녀는 이름을 알았고, 넘기지 않았다. '정확히는'이라는 말버릇은 윤도경의 것이었다. 그녀는 그 말을 쓰지 않았다. 대신 그녀는 '원칙적으로'라고 말해왔다. 원칙적으로, 확인된 것만 넘긴다. 원칙적으로, 조회가 차단된 개인 정보는 제3자에게 전달할 수 없다. 이름은 서류상 그녀의 손을 거쳤으므로, 개인정보 보호 규정에 걸리지 않았다. 걸리지 않는다는 것이, 넘겨도 된다는 뜻은 아니었다. 그녀는 넘기지 않는 쪽을 원칙이라 불렀다. 그게 편했으므로. 파쇄기의 전원 램프가 초록으로 켜져 있었다. 종이를 밀어 넣으면, 이름은 사라진다. 여자의 이름을 아는 유일한 사람이 없어지는 것과 같았다. 그것도 하나의 정리였다. 규정에 맞는 정리. 세라는 종이를 봉투에서 꺼냈다. 한 손으로 파쇄기 투입구 가까이 가져갔다. 손가락 끝이 톱니의 냉기를 느낄 만큼. 거기서 멈췄다. '그러니까'였다. 어제 법정에서 재생된 그 목소리, 완결되지 않은 문장. 윤도경은 그것을 침묵으로 옮겼다. 더하지 않고, 완결하지 않고. 그녀라면 어제도 '밀쳤습니다'라고 했을까. 아니었다. 어제 그녀는 방청석에 있었고, 옮기지 않았고, 다만 들었다. 들은 사람은 정리할 수 없다. 세라는 종이를 파쇄기에서 뗐다. 접지 않았다. 접는 것도 하나의 처리였으므로, 접지 않은 채로 봉투에 도로 넣었다. 봉투를 서랍에 넣었다. 잠그지 않았다. 램프는 여전히 초록이었다. 그녀는 전원을 껐다. * 같은 시각, 윤도경의 휴대전화에 라니의 메시지가 왔다. *선생님, 합격했어요. 구술 통과. 인증번호 나왔어요.* 그리고 한 줄 뒤에. *근데 있잖아요, 시험 통과한 게 기쁜 건지, 그날 시험장에서 통증을 다시 옮긴 게 기쁜 건지 모르겠어요. 둘은 다른 거잖아요.* 윤도경은 답을 오래 골랐다. *다른 겁니다.* 그가 적었다. *정확히는—인증은 자리에 들어갈 자격이고, 그날 하신 건 그 자리에서 무엇을 할지의 문제였습니다. 앞엣것은 서류에 남고, 뒤엣것은 남지 않습니다.* 전송하고 나서, 그는 한 줄을 더 적었다. *남지 않는 것을 남기는 방법을, 요즘 저는 찾고 있습니다.* 라니는 곧바로 답하지 않았다. 대신 한참 뒤에 왔다. *그거, 배우고 싶어요.* * 그날 밤 윤도경은 노트를 펼쳤다. 세라의 이름 아래, 봉투가 가방으로 돌아간 줄. 그 아래에 라니의 이름과 인증번호. 그리고 여자의 여백. 기각. 재신청 없음. 조회 불가. 그는 이름 칸이 비어 있는 것을 오래 봤다. 세라가 그 이름을 안다는 것을, 그는 몰랐다. 알 방법이 없었다. 열람 대기 명단은 이름을 가리지 않았지만, 봉투 속 손글씨는 어떤 명단에도 오르지 않았다. 그는 여백에 새 줄을 적지 않았다. 대신 이미 적힌 줄들을 다시 읽었다. 그리고 노트를 덮지 않은 채, 처음으로 다른 종이를 꺼냈다. 노트가 아닌, 제출할 수 있는 종이. 맨 위에 그는 이렇게 썼다. *통역 손실 자기 보고 — 삼 년 전 망명 심사 건.* 한 문장을 쓰고 지웠다. 다시 썼다. 자기를 단죄하는 문장이 아니라, 사라진 것이 사라졌다는 사실만 반듯하게 적히도록. 그것이 그가 아는 가장 정확한 축어역이었다. 침묵을 침묵으로 옮기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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