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Fic
두 번째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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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함, 넘기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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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오전, 세라 정의 사무실에 라니가 왔다. 마르코가 보냈다. 신입 인증자에게 법정 전담 통역의 실무를 붙여야 하는데, 세라가 하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라니는 그 말을 믿지 않았다. 세라 정이 누군가에게 무엇을 가르친다는 것은, 그녀가 아는 세라와 맞지 않았다. "인증번호를 받았다고 들었습니다." 세라는 앉으라는 말도 없이 서류를 정리하며 말했다. "원칙적으로, 인증은 시작입니다. 자격이 실력이라고 착각하는 사람이 첫해에 가장 많은 사고를 냅니다." "네." 라니가 말했다. 있잖아요, 라는 말이 목까지 올라왔다가 도로 내려갔다. 이 방에서는 그 말이 어울리지 않았다. 세라는 라니를 앉혀놓고 축어역 실연을 시켰다. 판사의 질문과 피고인의 발화가 겹치는 대목. 라니는 판사를 먼저 옮기고, 잠깐 멈췄다가, 발언권을 청해 피고인의 놓친 문장을 다시 옮겼다. 시험장에서 했던 것과 같았다. 세라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누락을 스스로 밝히는 건," 그녀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평가에서는 가점입니다. 현장에서는 대개 아무도 알아주지 않습니다. 그래도 하겠습니까." "할 거예요." 라니가 말했다. 흥분하면 튀어나오는 반말이 아니라, 눌러 담은 문장이었다. "안 밝히면, 그게 어디로 가는지 아니까요." 세라는 라니를 봤다. 열 살짜리가 병원에서 무엇을 삼켰는지, 그녀는 알 리 없었다. 그러나 '어디로 가는지 안다'는 말의 무게는 알아들었다. * 라니가 돌아간 뒤, 세라는 서랍을 열었다. 봉투는 그 자리에 있었다. 잠그지 않은 채로. 그녀는 그것을 오래 보지 않았다. 대신 방금 라니가 앉았던 의자를 봤다. 누락을 밝히는 사람. 밝히지 않으면 그게 어디로 가는지 아는 사람. 세라의 서랍 안에는, 삼 년째 어디로도 가지 않은 이름이 하나 있었다. 그녀는 봉투를 꺼냈다. 종이를 펼쳤다. *이름: 확인함. 넘기지 않음.* 그녀는 그 마지막 줄을 손끝으로 짚었다. 넘기지 않음. 그것은 규정이 아니었다. 규정은 넘기지 않아도 된다고 했을 뿐, 넘기지 말라고 한 적은 없었다. 세라는 종이 아래, 빈자리에 한 줄을 더 적었다. 파쇄기의 전원은 여전히 꺼져 있었다. * 수요일. 마르코가 윤도경에게 전화했다. "윤 선생. 정 선생이 서면 하나 접수했습니다. 이해충돌 관련. 삼 년 전 망명 심사 배정 건." 마르코의 목소리는 평소보다 느렸다. 숫자를 먼저 말하는 사람이, 이번엔 숫자를 말하지 않았다. "본인이 서명한 서류였다고. 실제 부스엔 윤 선생이 들어갔다고. 그걸 자기 손으로 다 적었습니다." 윤도경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리고," 마르코가 말했다. "봉투를 하나 남겼습니다. 윤 선생 앞으로. 열어보라는 말은 없었습니다. 다만 '이건 확인된 것'이라고만." 윤도경은 그날 오후 사무실에서 봉투를 받았다. 마르코는 자리를 비켜줬다. 봉투는 얇았다. 종이 한 장의 무게. 그는 열지 않고 한동안 들고 있었다. 삼 년 동안 채우지 못한 여백이, 지금 손안에 있었다. 정확히는—여백이 아니라, 여백 위에 누군가 옮겨 적은 것이. 봉투를 열었다. 세라의 손글씨. 기각. 재신청 없음. 조회 불가. 그가 이미 아는 줄들. 그 아래. 이름 한 줄. 그리고 그 밑에, 다른 필체가 아니라 같은 필체로, 나중에 덧붙인 게 분명한 문장. *확인함. 넘기지 않았음. 이제 넘김. 정 선생은 이것을 정리라 부르지 않기로 함.* 윤도경은 이름을 오래 봤다. 그것을 소리 내어 읽지 않았다. 읽으면 옮기는 것이 되고, 옮기면 또 무언가가 사라질까 봐. 다만 그것이 거기 있다는 사실만 봤다. * 그날 밤, 그는 노트를 펼치지 않았다. 노트가 아닌 종이—'통역 손실 자기 보고'—를 폈다. 삼 년 전 여백에 관한 문장 아래, 그는 이름을 적지 않았다. 대신 이렇게 적었다. *이름은 확인되었다. 이 보고서에는 옮기지 않는다. 옮길 자리가 이 문서가 아니기 때문이다. 정확히는—그 사람에게 닿을 자리가, 아직 어디에도 없다.* 그는 펜을 놓았다. 이름을 안다고 해서, 사라진 위협이 불편으로 돌아오지는 않았다. 여자가 어디 있는지도 여전히 몰랐다. 조회는 차단되어 있었고, 서류상 그녀의 삶은 기각에서 끊겨 있었다. 다만 이제 그는 이름 하나를 들고 있었다. 세라가 삼 년간 들고 있던 것을, 이번엔 그가. 들고 있는 것과, 어디로 옮길지는 아직 다른 문제였다. 그 사이 어딘가에, 그의 손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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