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화
늙은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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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발이 문턱을 넘었다.
회색 두루마기. 지팡이 없이도 굽은 등. 문턱을 넘는 걸음이 느렸으나, 흔들리지 않았다. 무게가 한쪽으로 쏠리지 않는 걸음. 여산은 그 걸음을 알았다. 도련의 물지게가 그렸던 균형. 여산 자신이 스무 해 전 벗어던진 균형. 늙어도 몸에서 지워지지 않는 것이 있었다.
곽노야가 상 앞에 앉았다. 손님이 앉는 자리였다.
"국밥 한 그릇." 노인이 말했다. 목소리가 낮았다. 오래 쓰지 않은 목소리처럼 갈라졌다.
여산은 국자를 들었다. 부러진 칼은 부뚜막 위, 손 닿는 거리에 있었다. 그는 칼에 손을 뻗지 않았다. 국물을 저었다. 파를 얹었다. 그릇을 상 위에 놓았다.
노인은 그릇을 봤다. 김이 올랐다.
"이십 년." 노인이 말했다. "찾는 데 이십 년이 걸렸다."
"찾았으니 됐소." 여산은 행주로 손을 닦았다.
노인이 젓가락을 들었다. 엄지와 검지 사이, 비스듬히. 여산의 손끝이 저렸다. 같은 각도였다. 흑연방의 손. 스승이 가르친 손. 도련의 손과 같은 뿌리에서 나온 손.
물독 뒤에서,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 도련은 숨을 죽이는 법을 알았다. 몸에 밴 것이었다.
"자네가 벤 이는," 노인이 국물을 떠 넣었다. "내 사형이기도 했지." 그는 그릇을 내려놓았다. 흔들림 없이. "나도 명을 어긴 적이 있다. 한 번. 그날 이후로 나는 내 손을 볼 수가 없었다. 그래서 자네 손을 지우기로 했다. 자네를 지우면, 내 손도 깨끗해질 것 같아서."
여산은 그 말을 오래 들었다. 저잣거리 소문의 절반은 틀린다. 그러나 이 노인은 소문이 아니었다. 문턱 안으로 들어온 손님이었다. 손님은 그릇 앞에서 신분을 묻지 않는다. 죄도 묻지 않는다.
"국밥이 식소." 여산이 말했다.
장부 옆에 선 매향의 손이 맨 윗줄에서 굳었다. 매강호. 그 이름 위에 얹은 손. 지우려는 손이 아니었다. 지키려는 손이었다. 그러나 눈은 노인을 향했다. 오라비를 벤 자를 부린 자. 그 셈이 지금 그릇 앞에 앉아 있었다.
노인이 매향을 봤다.
"자네는 셈이 남았군." 노인이 말했다. "장부 맨 윗줄. 이름 하나."
매향의 손이 이름 위에서 떨렸다. 무거운 것을 든 손이 아니었다. 놓지 못하는 손이었다. 무엇을 놓아야 할지 모르는 손. 여산은 그 손을 봤다. 도련의 손이 그랬듯이. 자신의 손이 새벽에 그랬듯이.
"셈은," 매향이 입을 열었다. "내가 하오. 남이 대신 하지 않소."
노인이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마지막 한 술을 뜨지 않았다. 그릇에 국물이 반쯤 남았다.
"오늘은 그릇을 비우러 온 게 아니다." 노인이 일어섰다. 문턱 쪽으로 돌아섰다. "얼굴을 보러 왔다. 이십 년을 벼른 얼굴이 어떤 낯인지."
그는 문턱에 놓인 새 동전을 봤다. 발을 그 옆에 디뎠다. 밟지 않았다. 매향이 새벽에 그랬듯이.
"내일 밤," 노인이 등을 보인 채 말했다. "다시 오겠다. 그때는 그릇을 비우지 않는다."
문턱을 넘었다. 늙은 발이 골목 어귀로 스몄다.
여산은 남은 그릇을 봤다. 반쯤 남은 국물. 노인은 국밥을 절반 먹었다. 절반은 남겼다. 저잣거리 소문처럼. 그 남긴 절반에, 무언가가 있었다.
물독 뒤에서 도련이 나왔다. 노인이 앉았던 자리를 봤다. 젓가락이 놓인 각도를 봤다.
"저 할아버지," 도련이 말했다. "젓가락 쥐는 게, 저랑 똑같았어요."
여산의 손목이 멈췄다. 아주 짧게.
"먹어라." 여산이 도련의 그릇을 밀어놓았다. "식으면 못 먹는다."
밖에서, 골목의 저녁이 저물고 있었다. 부뚜막 위 세 닢. 문턱 위 한 닢. 그 사이, 이제 노인이 남긴 반 그릇이 놓였다. 여산은 부러진 칼에 손을 뻗지 않았다. 헝겊도 덮지 않았다. 그대로 두었다.
내일 밤까지, 하루가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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