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Fic
국밥집 검객

11

낮이 남긴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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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하루를 건너뛰지 않았다. 아침이 왔다. 여산은 불을 지폈다. 물독이 비어 있었다. 도련은 아직 오지 않았다. 여산은 물지게를 어깨에 걸었다. 스무 해 만이었다. 어깨가 그것을 기억했다. 잊지 않은 것이 또 하나 있었다. 우물에서 도련을 만났다. 소년이 먼저 물통을 채우고 있었다. 여산을 봤다. 물지게를 진 여산을. "제 일인데요." 도련이 말했다. "오늘은 둘이 진다." 여산은 통 하나를 채웠다. 도련이 나머지를 채웠다. 두 사람이 나란히 걸었다. 골목이 좁았다. 여산의 걸음이 앞섰고, 도련의 걸음이 뒤를 밟았다. 같은 자국이었다. 무게가 한쪽으로 쏠리지 않는 걸음. 여산은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돌아보면, 노인의 걸음이 겹쳐 보일 것 같았다. 국밥집에 물을 부었다. 도련이 물독 앞에 무릎을 굽혔다. 통을 내렸다. 소리 없이. 마지막 한 방울까지 흔들리지 않았다. "오늘 밤," 여산이 말했다. "장사를 일찍 접는다." 도련이 고개를 들었다. "손님이 오나요?" "온다." "어제 그 할아버지요?" 여산은 국자를 저었다. 대답하지 않았다. 도련이 더 묻지 않았다. 그러나 소년의 손이, 젓가락통을 정리하다 멈췄다. 엄지와 검지 사이, 비스듬히. 그 각도로 젓가락 하나를 집었다. 오래 봤다. 어제 노인이 놓고 간 각도였다. "주인장." 도련이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그 할아버지랑 저랑, 왜 똑같아요?" 여산의 손목이 멈췄다. 아주 짧게. "손이 배운 걸," 여산이 말했다. "손이 안 잊는 거다." "제가 언제 배웠는데요." "모른다." 여산은 파를 썰었다. "네가 모르는 걸, 손은 알 때가 있다." 도련은 그 말을 삼켰다. 저잣거리에서 자란 아이였다. 삼키는 법을 아는 아이였다. 그러나 이번엔, 다 삼키지 못했다. 소년의 눈이 부뚜막 위로 갔다. 헝겊 없이 드러난 부러진 칼. 어제부터 그 자리에 있던 것. 도련은 그것을 처음 보는 것처럼 봤다. 낮이 기울 무렵, 매향이 왔다. 문턱을 넘다 발 아래를 봤다. 새 동전은 어제 자리에 그대로 있었다. 그녀는 옆으로 디뎠다. 밟지 않았다. 자리에 앉았다. "주인장." 매향이 장부를 봤다. 맨 윗줄. 매강호. "오늘 밤이오." "오늘 밤이오." "그 노인이 그릇을 비우러 온다 했소." 매향이 젓가락을 들었다. "나는 셈을 하러 오겠소." 여산은 그릇을 내밀었다. 매향이 받지 않았다. 손을 상 위에 얹었다. 그 손이 무거운 것을 든 손처럼 굳어 있었다. 그러나 든 것이 없었다. "주인장." 매향이 도련을 봤다. 물독 앞에 앉은 소년을. "지난밤, 저 아이 손을 다시 봤소. 오라비 손이랑, 같은 자리에서 젓가락이 흔들렸소." 매향의 눈이 상으로 내려왔다. "나는 오라비를 벤 자를 셈하러 왔는데, 그 손이 저 아이 손에도 있소. 셈이 헷갈리오." 여산은 국자를 놓았다. "셈은," 여산이 말했다. "주인장이 하시오. 남이 대신 하지 않는다 하지 않았소." 매향이 여산을 봤다. 오래 봤다. 그리고 손을 폈다. 굳었던 손이. 무엇을 놓아야 할지, 손이 먼저 아는 것처럼. "그렇소." 매향이 그릇을 받았다. "셈은 내가 하오." 물독 뒤가 아니었다. 도련은 상 앞에 앉아 있었다. 그 손이 젓가락을 쥐었다. 비스듬히. 매향의 손과 같은 각도로. 세 사람의 손이, 한 뿌리에서 갈라진 것처럼 상 위에 놓였다. 여산은 부뚜막 위를 봤다. 세 닢. 부러진 칼. 헝겊은 여전히 덮지 않았다. 밖에서 골목의 낮이 저물기 시작했다. 여산은 도련의 그릇에 국물을 더 부었다. 매향의 그릇에도. 자신의 그릇을 상 위에 놓았다. 세 그릇이었다. "먹어두시오." 여산이 말했다. "저녁은 길 거요." 세 사람이 젓가락을 들었다. 문턱 밖으로 해가 기울었다. 아직, 밤은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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