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Fic
국밥집 검객

3

젓가락 쥐는 법

해가 맑았다. 비가 그친 뒤의 저잣거리는 냄새가 짙었다. 젖은 흙, 마른 짚, 누군가 태우는 생선. 여산은 처마 밑 나무 조각을 손끝으로 닦았다. '해질녘' 석 자에 빗물 자국이 얼룩져 있었다. 지운다고 지워지는 게 아니었다. 그는 손을 뗐다. 도련이 일찍 왔다. 물지게를 벽에 세우고, 소매를 걷었다. 상을 닦고, 젓가락을 통에 꽂았다. 여산은 부뚜막 앞에 있었다. 등을 지고, 국자를 저었다. "주인장." "음." "저도 국물 간 좀 봐도 돼요?" 여산은 국자를 멈추지 않았다. 어깨너머로 젓가락 통을 턱으로 가리켰다. 도련이 젓가락 하나를 뽑았다. 그리고 쥐었다. 엄지와 검지 사이, 비스듬히. 국물에 젓가락 끝을 담그고, 손목을 아주 작게 돌렸다. 여산은 그제야 돌아봤다. 소년의 손을 봤다. 젓가락을 쥔 손이었다. 특별할 것 없는 손이었다. 그러나 그 각도가, 그 손목의 무게가, 이십 년 전 어느 밤 자기 손이었다. "그 손, 누가 가르쳤나." 도련이 손을 멈췄다. 젓가락에서 국물이 한 방울 떨어졌다. "안 배웠는데요. 그냥……." 소년이 웃었다. "주인장 하는 거 보니까 편해 보여서요." 여산은 대답하지 않았다. 국자를 솥에 걸쳐 두었다. 손끝이 저렸다. 국물을 저어 저린 것이라 여기기에는, 오늘은 아직 국물을 젓지 않았다. 칼을 잡는 손이었다. 젓가락을 그렇게 쥐는 자는 강호에 흔치 않았다. 손목을 죽이고, 힘을 손끝 한 점에 모으는 법. 그가 무영도로 불리기 전, 스승이 처음 가르친 것이었다. "칼은 힘으로 쥐는 게 아니다. 무게로 쥐는 것이다." 그 손이 지금 열여섯 소년의 손에 앉아 있었다. 배운 적 없다는 소년의 손에. 여산은 젓가락 통에서 새 젓가락을 뽑았다. 도련 옆에 섰다. "이렇게 쥐면 손목이 편하지." 그는 일부러 각도를 조금 눕혔다. 힘을 손바닥으로 옮겼다. 칼과는 먼, 그냥 밥 먹는 손으로. "국밥집에선 이게 맞다." 도련이 자기 손을 고쳤다. 그러나 손이 곧 제자리로 돌아갔다. 엄지와 검지 사이, 비스듬히. 몸이 기억하는 것은 가르쳐서 바꿀 수 없었다. 여산은 그것을 알았다. 자기 손이 그랬으니까. 낮에 매향이 왔다. 국밥 하나. 앉으면서 문 쪽을 봤다. 그러다 도련이 상을 닦는 손을 봤다. 젓가락을 쥔 손을. 매향의 눈이 잠시 멈췄다. "저 아이, 주인장 아들이오?" "심부름꾼이오." "손이 닮았소. 부자간처럼." 여산은 그릇을 내밀었다. 대답 대신 밥을 한 술 더 얹었다. 매향은 더 묻지 않았다. 그러나 국밥을 먹는 내내, 소년의 손을 곁눈으로 봤다. 여산은 그 눈을 읽었다. 어제까진 문 쪽만 보던 눈이, 오늘은 아이를 봤다. 무언가를 재는 눈이었다. 사람을 재는 것은 강호의 버릇이었다. 그 버릇이 매향의 급한 손에도 배어 있었다. 여산은 부뚜막 위에 세워 둔 동전을 봤다. 뒷면이 보이게 세워 둔 것. 흠집 하나. 어제부터 그 자리였다. 저녁에 도련이 물독을 다 채웠다. 남은 국밥을 앞에 놓고 앉았다. 젓가락을 들었다. 여산은 그 손을 오래 봤다. "도련아." "네." "넌 어디서 왔나." 소년이 밥을 씹다 멈췄다. "몰라요. 어릴 때 저잣거리에 있었대요. 국밥집 노파가 거뒀다가, 노파 죽고 이 골목 저 골목 돌았어요. 그러다 여기 왔고요." "몇 살에." "모르죠. 여섯? 일곱? 기억나는 게 없어요." 여산은 국자를 걸쳐 두었다. 이십 년 전, 그는 한 아이를 살려 두었다. 벨 수 있었으나 베지 않았다. 그날 밤 이후 그는 칼을 부러뜨렸다. 아이의 얼굴은 기억나지 않았다. 그러나 손은—그가 그 아이에게 마지막으로 쥐여 준 것이 있었다. 밥그릇 하나. 젓가락 한 벌. 그 아이가 젓가락을 어떻게 쥐었는지, 여산은 기억하려 했다. 기억나지 않았다. 다만 지금 눈앞의 소년이 쥔 그대로였을 것 같았다. 그는 도련에게 밥 한 술을 더 얹었다. "천천히 먹어라." 밤이 깊었다. 소년이 돌아가고, 손님이 끊겼다. 여산은 장부를 폈다. 매향. 매강호. 두 이름 아래, 그는 붓을 들었다가 내렸다. 도련의 이름은 적지 않았다. 그 이름은 장부가 아니라 부뚜막 아래에 이미 있었다. 흙 아래 반쯤 부러진 칼과 함께. 그는 재를 헤치지 않았다. 대신 손을 부뚜막 위에 얹었다. 아직 온기가 남아 있었다. 손끝이 저렸다. 오늘은 그렇게 여기지 않기로 했다. 내일도 소년은 젓가락을 그렇게 쥘 것이었다. 배운 적 없는 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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