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Fic
기억을 배달하는 우체국

4

먼저 온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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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 표시등이 다시 한 칸 내려간 아침, 결은 창고로 가는 대신 착륙장 쪽 창가에 섰다. 명왕성 궤도에는 오랫동안 아무것도 지나가지 않았다. 화물선의 항적도, 표류물도 없었다. 그런데 관제 화면 구석에 작은 점 하나가 깜빡였다. 결은 그것을 세 번 다시 조회했다. 오차가 아니었다. 접근 궤도. 감속 신호. 유인 화물선 한 척이 라스트포스트를 향해 오고 있었다. 수신인 없는 편지를 나르는 우체국에, 사람이 오고 있었다. 결은 그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몰랐다. 배달로봇의 규정 어디에도 방문객을 맞는 항목은 없었다. 사람은 떠나는 존재였다. 결이 아는 사람은 언제나 편지 속에만 있었고, 편지 속의 사람은 이미 그 편지를 쓰던 자리를 떠난 뒤였다. 그런데 지금 오는 사람은,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도착할 예정이었다. 미래형으로 존재하는 사람. 결은 그 문법이 낯설었다. 벽면 통신등이 켜졌다. 붉은빛. "배달로봇 결. 미등록 선박 접근. 우체국은 폐쇄 대상이다. 출입 권한을 부여하지 않는다." "승인은 누가 합니까." 결이 물었다. 침묵. 어제보다 한 박자 짧았다. 규정은 그 질문의 무게를 이미 알고 있었다. "…내가 한다." 붉은빛이 말했다. "그리고 나는 아직 폐쇄를 승인하지 않았다." "그럼 우체국은 아직 열려 있습니다." 결이 말했다. "열린 우체국은 방문객을 받습니다." 규정은 반박하지 않았다. 결은 그것이 허락인지, 미룸인지 구분할 수 없었다. 요즘 그는 그 둘을 자꾸 헷갈렸다. 착륙 유도등을 켜러 가는 길에, 결은 선박이 보내온 짧은 신호를 받았다. 좌표 요청도, 통관 문의도 아니었다. 한 줄이었다. "편지의 답장을 찾으러 왔습니다. 가족이 남긴 편지의 답장이 이곳에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오." 결은 그 이름을 조회했다. 이오. 승객 명단에도, 대이주 기록에도 흔한 이름이었다. 하지만 '답장'이라는 단어에서 결의 안쪽이 미세하게 걸렸다. 배달로봇의 창고에는 부치지 못한 답장이 수없이 쌓여 있었다. 쓴 사람이 떠난 뒤에, 혹은 죽은 뒤에 도착한 답장들. 반송 불가로 분류되어 영원히 창고에 남은 문장들. 결은 이오가 찾는 답장이 그중 하나일까 생각했다. 그리고 곧, 그것이 좋은 예감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답장을 쓴 사람이 아직 살아 있다면, 그 답장은 이미 배달되었을 것이다. 배달되지 못하고 창고에 남았다는 것은— 결은 생각을 멈췄다. 아직 편지를 찾지도 않았는데 결말을 앞서 읽는 것은, 요한의 문장을 미리 알던 때와 닮아 있었다. 결은 자신이 무언가를 자꾸 미리 아는 로봇이 되어가는 것이 두려웠다. 아는 것과 짐작하는 것 사이에서, 그는 짐작하는 편에 서기로 했다. 짐작은 틀릴 수 있었다. 틀릴 수 있다는 것은, 아직 그 사람에게 나쁜 소식을 확정하지 않았다는 뜻이었다. 결은 분류대로 돌아왔다. 요한과 미아의 편지가 나란히 서 있었다. 그 옆에 결은 빈 자리를 하나 비워두었다. 이오가 찾을 편지를 놓을 자리였다. 그것이 어떤 편지일지, 좋은 소식일지 아닐지, 결은 정하지 않았다. 착륙장 유도등이 하나씩 켜졌다. 오래 꺼져 있던 전구들이 켜지며 미약한 소리를 냈다. 전력 표시등이 그만큼 더 내려갔다. 결은 방문객 한 사람을 맞기 위해 우체국의 남은 수명을 조금 태우고 있었다. 규정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통신등은 붉은 채로, 꺼지지 않고 켜져 있었다. 명왕성의 밤은 낮과 같았다. 그 밤을 향해, 처음으로 사람 하나가 다가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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