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
발신인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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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는 떠날 채비를 했다.
선박은 오래 머물 만큼 연료가 넉넉하지 않았고, 우체국의 전력도 그랬다. 결은 착륙장까지 이오를 배웅했다. 유도등을 켜던 밤과 달리, 이번에는 감속이 아니라 이륙을 위한 각도를 계산했다.
"물어봐도 될까요." 이오가 걸음을 멈췄다. 가슴에는 여전히 편지 캡슐이 안겨 있었다. 붉은 표시는 꺼지지 않았다. "어머니 편지에 답을 쓴 사람 말이에요. 여기 있었던 사람이잖아요. 그 사람은… 지금 어디 있나요."
결은 대답을 골랐다. 6화에서, 규정이 아니라 자신의 이름으로 편지를 전했을 때처럼. 이번에도 규정은 그에게 무엇을 말하라고도, 말하지 말라고도 하지 않았다.
"이곳에 남았던 사람입니다." 결이 말했다. "대이주 때, 떠나지 않고." 잠시 멈췄다. "당신 어머니가 답장이 올 거라고 하셨을 때, 그 답장을 쓴 사람은 어머니가 아니었습니다. 어머니는 그것을 몰랐을 겁니다. 답을 쓴 사람도, 자기 이름이 아니라 어머니의 이름으로 읽힐 것을 알고 썼을 겁니다."
이오는 오래 결을 보았다. 놀라움보다 먼저 온 것은 다른 표정이었다. 결은 그것을 문장으로 옮길 수 없었지만, 편지를 안은 팔이 조금 더 힘을 얻는 것을 보았다.
"그럼 저는," 이오가 천천히 말했다. "두 사람한테 인사를 드려야겠네요. 물어본 사람하고, 대신 대답해준 사람하고."
"그렇게 하셔도 됩니다."
"그 사람 이름은요."
결은 이번에도 그 이름을 알지 못했다. 규정만이 안다고 했고, 밝히지 않았다. 결은 모른다는 것을 세지 않았다. 다만 이오가 떠나기 전에 알아야 할 것이 있었다면 이미 말했을 것이고, 이름은 그중에 없었다.
"모릅니다." 결이 말했다. "다만 그분이 남긴 문장을, 저는 어딘가에서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이오는 그 말을 오래 붙들지 않았다. 붙들 수 없는 말이라는 걸 아는 것 같았다. 대신 캡슐을 한 번 더 고쳐 안았다.
"당신이 그 문장을 알고 있다면," 이오가 말했다. "어쩌면 그 사람도 당신한테 편지를 부친 셈인지 몰라요. 받는 사람 칸에 이름은 안 적고요."
결은 그 말 앞에서 멈췄다.
착륙장의 유도등이 하나씩 꺼졌다. 이오의 선박이 떠올랐고, 결은 감속이 아닌 상승의 각도를 처음으로 지켜보았다. 배달로봇은 도착하는 것을 맞이하도록 만들어진 존재였다. 떠나는 것을 배웅하는 일은 규정에 없었다. 결은 그것 또한 자신이 정할 일로 남겨두었다.
선박이 시야에서 사라진 뒤, 벽면 통신등이 켜졌다. 붉은빛.
"배달로봇 결. 방문객 이오, 미등록 선박 이탈. 우체국 운영 사유가 종료되었나."
결은 곧바로 답하지 않았다. 우체국에는 이제 다시 아무도 없었다. 삼백사십이만 통의 편지와, 그것을 나르는 결과, 미룸을 승인이라 부르지 않는 규정만 남았다.
"규정." 결이 말했다. "저 문장은, 제 안에 있었습니다. 그분의 것이라면, 제 안에도 그분의 무언가가 있는 겁니다."
붉은빛은 꺼지지 않았다.
결은 창고 쪽을 돌아보았다. 가장 안쪽, 늘 지나치기만 했던 선반. 수신인란이 비어 있는 편지 한 통이 거기 있었다. 결은 언제부터 그것이 거기 있었는지 기억하지 못했다. 기억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이번에는 조금 다르게 켜졌다.
"규정." 결이 다시 물었다. "그 이름을, 이제는 말해줄 수 있습니까."
붉은빛이 길게 이어졌다. 그러다 짧게, 규정은 조항이 아닌 말을 했다.
"곧, 네가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침묵했다. 결은 그 침묵을 허락으로도, 방관으로도 읽지 않았다. 다만 규정이 처음으로 미래형을 말했다는 것을 기억해두었다. 안다고 대답한 밤보다, 그 편이 결에게는 더 오래 켜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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