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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정거장의 기록보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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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지 않은 회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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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레 씨의 셈이 서른셋에 이른 날, 세이런은 아직 열지 않은 통보 하나를 마주했다. 무더기로 도착했던 것들 가운데 마지막 봉투였다. 도렌 관리관이 자청한 감사에 대한 본부의 응답. 세이런은 그것을 한동안 열지 않았다. 이유를 스스로에게 묻지는 않았다. 다만 아침의 셈을 마치고, 이레 씨의 유예란에 갱신을 한 줄 더 적고, 하층 격자의 고정성 값을 확인한 뒤에야 그 봉투 앞에 앉았다. 열면 도렌의 거취가 적혀 있을 것이었다. 삭제자 서명을 스스로 남긴 자에게 본부가 무엇을 정했는지. 세이런은 그것이 자신의 판단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그는 관리관의 증인이었을 뿐, 심판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손이 봉투 위에서 멈췄다. 열면, 도렌이라는 사람이 폐기와 영구보존 중 어느 쪽으로 분류되어 이 정거장을 떠나거나 남을지 알게 된다. 사람도 결국 처분의 언어로 정리되는가. 세이런은 그 문장을 견습 때부터 매체에만 써왔다. 그는 봉투를 닫아둔 채, 열지 않기로 했다. 오늘은. 대신 답신란을 다시 열었다. 며칠 전 유예란에 적어둔 줄이 그대로 있었다. 당사자 정거장 체류 중, 서술기억 인출 불가, 절차기억 온전. 처분 판단 보류 — 갱신. 그 아래 커서가 여전히 얹혀 있었다. 처리자 본인 위탁 건도 같은 격자, 같은 사유라고. 지난번 그는 이 줄을 적지 않았다. 이번에도 손이 그 자리에서 오래 머물렀다. 세이런은 문득, 이 문장을 언젠가 적어야 한다고 스스로에게 예약해두었음을 눈치챘다. 적히는 날을 위해 매일 문 앞에 서 온 것처럼. 그러나 그는 이레 씨의 셈을 떠올렸다. 스물둘로 밀어붙이려던 손을 스물하나로 내려앉혔던 그 셈. 원본이 없다는 건, 언젠가 맞춰야 할 정답이 기다린다는 뜻이 아니었다. 맞출 것이 애초에 없다는 뜻이었다. 그렇다면 이 줄도, 적혀야 할 예정된 문장이 아니었다. 그는 커서를 위로 물렸다. 자기 위탁 건에 대한 병기를 적지 않았다. 예약도 취소했다. 적지 않는 것을, 아직 못 적은 것으로 두지 않기로 했다. 적지 않기로 택한 것으로 두기로 했다. 그 둘은 화면에 똑같이 빈자리로 남지만, 다른 자리였다. 삭제와 노후가 다른 흔적을 남기듯이. 위층으로 올라오니 이레 씨가 통로 창을 향해 앉아 세고 있었다. 서른셋. 손이 서른넷으로 넘어가려다 한 박자 쉬었다. "보관원님." 그가 돌아보지 않고 말했다. "그 문은… 언젠가 열려요?" 세이런이 그 곁에 섰다. 계기판 너머로 차폐 통로의 빈 구간이 천천히 빛을 바꾸고 있었다. "모르겠습니다." 그가 말했다. "열지 않기로 정한 문입니다. 다만 열지 못하는 문은 아닙니다." 이레 씨가 손을 멈췄다. "다른가요, 그게." "다릅니다." 세이런이 말했다. "못 하는 건 남의 손이 정한 거고, 안 하는 건 제 손이 정한 겁니다." 그는 주머니 속의 손을 폈다 쥐었다. 코드를 아는 손이었다. "저는 후자를 갖고 싶었습니다. 오래." 이레 씨는 그 말을 오래 만졌다. 그러곤 다시 세기 시작했다. 서른넷으로 밀어붙이지 않고, 서른셋에서 스스로 자리를 정해 내려앉히는 셈이었다. 그날 저녁, 세이런은 도렌의 봉투를 다시 꺼냈다. 이번에는 손이 멈추지 않았다. 그는 그것을 열지 않은 채, 미결함이 아니라 보류함으로 옮겼다. 읽을 준비가 되면 읽겠다고, 유예 사유란에 적었다. 처리자 상태 — 갱신. 관리관의 이름 곁에도 맞출 원본은 없었다. 도렌이라는 사람이 무엇으로 분류되든, 그를 여기서 함께 세던 밤의 숫자는 이미 지나가버렸으니까. 세이런은 답신을 보내지 않았다. 대신 위층에서 내려오는 셈을 들었다. 서른셋. 손을 떼지 않은 채, 그는 그 밤도 헤아렸다. 맞출 것 없이, 매번 처음인 셈으로. 열지 않은 문 하나와, 열지 않은 봉투 하나가 나란히 그의 손 안에 있었다. 없던 일로 두지 않은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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