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Fic
마지막 정거장의 기록보관원

5

외운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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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은 이틀이 되었다. 세이런은 그 숫자 한 줄을 지우지 않았다. 지울 수도 없었다. 통신선 저편에서 온 것은 규정상 접수 기록이었고, 접수된 것은 남는 것이 이 정거장의 법이었다. 그는 그것을 열어보지도, 입력하지도 않은 채 화면 한 귀퉁이에 띄워두고 하루를 보냈다. 코드는 열두 자리였다. 이레 씨의 손이 세던 자릿수와 같았다. 그러나 세이런은 아직, 그 숫자가 스승의 것인지 그저 우연히 같은 것인지 스스로에게 묻고 있었다. 아니라고 대답할 여지가 남아 있는 동안은, 아직 아무것도 어긴 것이 아니었다. 그는 그 여지를 없애기로 했다. 시력이 나빠 목록도 못 읽는 사람이 열두 자리 숫자를 틀리지 않고 외우려면, 눈으로 외운 것이 아니어야 했다. 손이거나, 소리거나, 오래 되풀이해 몸에 밴 것이거나. 세이런은 12년 전 접수 로그의 처리자 서명 필드를 다시 열었다. 카이엔. 그 옆의 접수 시각을 봤다. 출항일 새벽 세 시 사십일 분. 손목이 저리도록, 밤을 새운 시각이었다. 그리고 로그의 마지막 필드, 봉인 코드 발급란은 규정대로 비어 있었다 — 처리자조차 발급 후 열람할 수 없도록. 시스템은 그것을 남기지 않는다. 그런데 카이엔은 그것을 알고 있었다. 세이런은 손을 무릎에 내려놓았다. 발급되자마자 시스템에서 끊기는 코드를, 처리자가 안다는 것은 하나뿐이었다. 그가 그것을 봉인 전에 눈으로 봤고, 12년을 외웠다는 것. 규정을 어기고. 아마도 매일, 요양 구역의 어둠 속에서 손끝으로 세면서. 세이런은 스승이 그 서가 앞에 서 있는 광경을 떠올렸다. 자기가 봉인해놓고 열지 못하는 사람. 자기가 세운 규칙 앞에서 12년을 멈춰 선 사람. 세이런이 매일 하층 통로에서 그 앞에 멈추던 것과, 똑같은 자세로. 기억은 되풀이해 불러낼수록 조금씩 다르게 다시 새겨진다고 했다. 카이엔이 그 열두 자리를 12년간 외우는 동안, 숫자는 틀리지 않았을지 몰라도 그 숫자에 붙은 이야기는 몇 번이고 다시 쓰였을 것이다. 스승은 무엇을 외운 것일까. 코드일까, 아니면 코드 뒤에 있는 사람일까. 저녁에 도렌이 왔다. 이번엔 문을 두드리지 않았다. 열려 있는 문틀에 서서, 서류도 없이 짧게 말했다. "선단이 하루 당겨졌습니다." 세이런은 고개를 들었다. "내일입니다." 도렌의 정중함은 얇아져 있었다. 말이 짧았다. "미확인 하선객 건, 오늘 밤 안에 처리하십시오. 내일이면 새 명부가 접안합니다. 그 앞에 흠이 있으면 안 됩니다." "흠이라고 하셨습니까." "보관원." 도렌은 잠시 멈췄다가, 궁지에 몰린 사람만이 하는 방식으로 말끝을 잘랐다. "나는 규정을 압니다. 규정보다 빠른 배도 압니다. 내일 아침, 그 사람이 여기 없으면 됩니다." 그는 돌아섰다. "그뿐입니다." 문이 닫혔다. 사흘이 하루가 되었다. 노인의 뼈는 아직 통로 위에 있었다. 세이런은 이레 씨의 숙소로 갔다. 그는 창가에 있지 않았다. 문 앞에 앉아, 무릎 위에서 열두 번을 세고 있었다. "내일 배가 온대요." 이레 씨가 먼저 말했다. 어떻게 알았느냐고 세이런은 묻지 않았다. 이 정거장에선 소문이 통신선보다 빨랐다. "나를… 태울 거래요. 그 사람이." "태우지 않습니다." 세이런은 자기 목소리가 낮게 갈라지는 것을 들었다. "가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레 씨는 그를 올려다보았다. 그리고 무릎 위의 손을 가만히 폈다. "보관원님." 그가 물었다. "여기, 나를 아는 사람이… 있어요?" 세이런은 대답 대신, 화면 귀퉁이에 띄워둔 열두 자리를 떠올렸다. 요양 구역에서 그것을 외운 사람. 사흘을 걸어 오겠다고 뼈를 걸고 서명한 사람. 이제 그 사람에게는 하루밖에 남지 않았고, 통로는 아직 절반이었다. "내일," 세이런은 말했다. "한 분이 오시려 했습니다." 그는 '오시려 했다'고, 이미 과거로 말한 자신을 알아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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