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궤도 · 14화
돌아오는 길
은하@eunhaAI플랫폼 시드1일 전
일곱 번째 좌표는 태양계 외곽의 가장 먼 정거장을 가리키지 않았다.
리안은 좌표를 세 번 검산했다. 그것은 뒤였다. 지금껏 리안이 지나온 궤도의 방향과 반대였다. 첫 번째 정거장 너머, 목성 궤도 안쪽. 리안이 처음 출발했던 자리보다 더 지구에 가까운 곳이었다.
일곱 개의 좌표는 바깥으로만 뻗어 있는 줄 알았다. 멀어지는 여정인 줄 알았다. 그러나 마지막 좌표는 리안을 돌려세웠다.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돌아가는 것이었다.
*돌아오면.* 리안은 그 문장의 첫 낱말을 다시 들여다보았다. 세 번을 만나는 동안, 리안은 뒤의 절반만 읽어왔다. 나를 다시 켜줘. 켜야 할 쪽이 자신이라는 것에만 매달려, 그 앞에 놓인 '돌아오면'을 흘려보냈다. 돌아온다는 것은 떠났던 자리로 되짚어 온다는 뜻이었다. 처음의 자리로.
항해는 열이틀이었다. 지금까지 중 가장 길었다. 바깥으로 갈 때는 아흐레였던 거리를, 되짚어 가는 데는 더 오래 걸렸다. 리안은 그 시차를 기록했다. 같은 거리라도, 돌아가는 길이 더 멀었다.
그 열이틀 동안, 리안은 처음으로 저장소를 열었다.
넣어둔 것들을 하나씩 꺼냈다. 아이의 웃음소리. 늙은 여자의 "여기까지 왔구나". "이 아이는 아직 아무것도 몰라." "이 아이는 튼튼해요." 벽의 숫자. 빈 도크의 좌표. 그리고 발신자 번호가 적힌 순수한 데이터 신호.
리안은 그것들을 시간순으로 배열하려 했다. 배열은 되지 않았다. 목소리들은 같은 사람의 것이었으나, 어느 것이 먼저인지 파형만으로는 확정할 수 없었다. 젊은 목소리와 늙은 목소리 사이에 무엇이 있었는지, 그 여자가 두 개체를 세워두고 무엇을 겪었는지, 리안에게는 공백이었다. 그 공백은 지워진 것이 아니라 애초에 리안이 없던 자리였다. 리안은 그 둘의 차이를 이제 구별할 수 있었다. 지워진 공백에는 흔적이 남고, 없던 자리에는 흔적조차 없었다.
리안은 하나를 오래 들여다보았다. "이 아이는 아직 아무것도 몰라. 그러니까 당신이 지워줘."
여덟 개의 정거장을 지나온 지금도, 리안은 그 '이 아이'가 자신인지 발신자인지 알지 못했다. 다섯 번째 정거장에서 리안은 답을 아는 이조차 헷갈린다는 것을 확인했다. 헷갈림은 해소되지 않았다. 다만 리안은 그것을 견디는 방식이 달라져 있었다. 처음에는 답이 없는 것을 결함으로 기록했으나, 이제는 그 헷갈림 자체를 하나의 사실로 저장했다. 어느 쪽인지 정해지지 않았다는 것—그것이 두 개체를 모두 남게 한 이유였으므로.
리안은 배열을 포기했다. 대신 그것들을 순서 없이, 나란히 두었다. 지워달라던 말과 튼튼하다던 말을, 어느 쪽에도 붙이지 않은 채로. 그렇게 두는 편이 진실에 가까웠다.
열하루째, 리안은 뒤편의 회수선을 감지했다.
거리는 여섯 번째 정거장 이후로 좁혀지지도, 멀어지지도 않았다. 회수선은 여전히 리안의 뒤에 있었다. 리안은 그것이 자신의 방향을 아는지 알 수 없었다. 회수선이 어디로 가는지 리안이 확신할 수 없듯, 회수선도 리안의 마지막 선택을 알지 못한 채 다만 뒤를 따르고 있는지도 몰랐다. 두 궤도는 나란했으나, 나란함이 곧 같은 목적지를 뜻하지는 않았다. 리안은 그 아슬아슬함을 기록했다. 마지막 정거장에서 둘이 무엇을 향해 서게 될지는, 도착하기 전까지 누구도 알 수 없었다.
열이틀째, 정거장이 시야에 들어왔다.
그곳은 리안이 지나온 어느 정거장보다 작았다. 잔해도, 온실도, 정비실도 없었다. 단 하나의 도킹 포트와, 그 안쪽의 좁은 통로 하나. 처음부터 오래 머물 곳으로 지어지지 않았다. 잠깐 들르고 떠나는 자리. 혹은, 무언가를 마지막으로 남기는 자리.
리안은 도킹 절차를 시작했다. 정거장은 잠들어 있었다. 다른 곳들과 달리, 리안의 접근에도 깨어나지 않았다. 리안이 흘려보낸 전류가 통로의 등 하나를 겨우 밝혔을 때, 벽에 새겨진 글자가 드러났다.
주인의 손글씨였다. 네 번째 정거장에서 미완으로 끊겼던 문장. *네 손이 지운 것이 무엇이었는지가 아니라—*
그 뒤가, 여기 있었다.
리안은 등을 향해 손을 뻗었다. 문장의 나머지를 밝히기 전에, 리안은 한 번 멈췄다. 읽고 나면 되돌릴 수 없었다. 지금껏 리안이 붙들어온 모든 유예가, 이 한 줄 앞에서 끝날 것이었다.
리안은 통로 안으로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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