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Fic
두 번째 원문

8

그 여자의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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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니가 도착하기 전, 윤도경은 아침 내내 노트 앞장을 덮었다 폈다 했다. 세 문장은 어제와 같은 자리에 있었다. 밤새 그것을 누구에게도 옮기지 못했다. 라니에게 문자로 손실을 인정한 것과, 그 손실이 무엇이었는지 소리 내어 말하는 것은 다른 일이었다. 그는 그 차이를 알았고, 그래서 어제의 문자가 이르지 않았나 잠깐 의심했다. 다만 되밀지 않았다. 손실이 맞았다고 쓴 것을 지우지 않았다. * 라니는 늦지 않았다. 식탁을 마주하고 앉자마자 그녀는 안내서를 폈다. "백트랜슬레이션 실연은요, 있잖아요, 채점관이 원발화를 주고, 제가 옮기고, 다시 되옮겨서 확인하는 거래요." 라니가 손가락으로 줄을 짚었다. "근데 저는 되옮기는 게 제일 무서워요." "왜 무섭습니까." 윤도경이 물었다. 라니는 잠깐 멈췄다. 모어 단어 앞에서 멈추듯이, 그러나 이번엔 다른 종류의 멈춤이었다. "제가 옮긴 게 다시 돌아오잖아요. 확인하려고요. 그럼 그때 제가 뭘 뺐는지 다 보이는 거예요." 윤도경은 노트를 식탁 위에 두었다. 펼친 채로. 그가 앞장을 보여주기로 한 것은 아니었다. 다만 덮지 않았다. "그건 실연이 아니라, 이미 라니 씨가 매일 하던 겁니다." 그가 말했다. "정확히는—되옮기는 절차가 없었을 뿐이지, 뺀 것은 늘 남아 있었을 겁니다." 라니는 그 문장을 오래 받았다. * 연습을 시작했다. 윤도경이 모어로 짧은 진술을 읽었다. 라니가 옮겼다. 다시 되옮겼다. 세 번째 문장에서, 윤도경은 일부러 두 발화를 겹쳐 읽었다. 뒤 문장이 앞 문장의 끝을 삼키도록. 신청인의 방을 재현할 생각은 없었다. 다만 손은 그날의 속도를 기억하고 있었다. 라니는 앞 발화를 옮기고, 뒤 발화의 첫 단어에서 멈췄다. "놓쳤어요." 그녀가 말했다. 변명하지 않았다. "겹치면 하나는 버려야 하잖아요. 저는 앞을 잡았고, 뒤를—" "버렸습니다." 윤도경이 문장을 완결하지 않은 채 두었다. 라니가 스스로 완결했다. "버렸어요." 두 사람은 잠깐 말이 없었다. 그 침묵 안에서 윤도경은 삼 년 전 자기가 버린 두 글자를 보았다. 옮길 자리가 없었던 것과, 버릴 수밖에 없었던 것과, 버린 뒤 덮은 것. 그는 그 셋을 이제 나란히 볼 수 있었고, 오늘 처음으로 그것을 혼자가 아니게 보았다. * 돌아가기 전, 라니가 가방을 메다 말했다. "선생님, 문자에 손실 맞았다고 쓰셨잖아요." 그녀는 조심스러웠다. "그 사람, 어떻게 됐는지 아세요? 그 심사받던 사람이요." 윤도경은 답하지 못했다. 녹취에는 목소리가 있었다. 이름은 있었다. 그러나 그 여자가 그 뒤에 어떻게 됐는지는, 녹취 파일에도 배정 기록에도 남아 있지 않았다. 두 시스템 어디에도. 그는 손실의 시작만 확인했을 뿐, 그것이 어디로 흘러갔는지는 아직 몰랐다. "모릅니다." 그가 말했다. "정확히는—아직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라니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순순히 물러서는 사람이 아니었지만, 밟지 않아야 할 자리를 아는 사람이기도 했다. 문이 닫힌 뒤, 윤도경은 열람실 담당자의 멈춘 손을 다시 떠올렸다. 정리하다 멈추던 손. 같은 언어쌍을 다루는 사람은 몇 안 됩니다. 그 문장이 이제야 다른 무게로 앉았다. 그 여자의 이름을 알려면, 그 이름을 이미 한 번 열어본 사람을 지나야 할지도 몰랐다. 그는 노트 앞장에 네 번째 문장을 적지 않았다. 대신 새 페이지를 폈다. 거기에, 아직 이름을 모르는 한 여자를 위한 자리를 비워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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