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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검루의 마지막 문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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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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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사내는 마철산에게 먼저 갔다. 가운데 선 자가 반 보 앞으로 나오고 양쪽이 벌어졌다. 곽칠은 그 뒤에서 문 쪽으로 물러났고 아무도 그를 붙잡지 않았다. 마철산이 칼을 뽑았다. 한 팔로 뽑는 데 걸리는 시간이 있었다. 오른손이 왼쪽 허리로 건너가서 다시 돌아오는 만큼이었다. 그동안 세 사내는 기다렸다. 기다려 준 것이 아니라 그 시간을 세고 있었다. --- 연무백은 장대를 잡고 있었다. 세 사내와 우물 사이에 그것을 눕혀 두었고, 마철산 쪽으로는 아무것도 놓지 않았다. 가운데 사내가 그것을 봤다. "문지기." "…….." "저쪽은 안 막소?" "그쪽이 넘어오면 막습니다." "우리는 넘어갈 생각이 없는데." "…….." "우리가 가려는 건 아래요." --- 진소하는 우물 옆에 서 있었다. 어머니의 인장을 오른손에 쥐고 있었고, 빈 꽃잎이 문 쪽을 향해 있었다. 가운데 사내가 그쪽으로 두 걸음 갔다. 두 걸음에서 멈췄다. 멈춘 자리가 진소하의 발끝에서 세 자쯤 되는 곳이었다. --- "비켜." 진소하는 안 비켰다. "그 인장 이리 내." "안 됩니다." "내가 가져가면 그만이오." "그럼 가져가십시오." 사내가 손을 뻗었다. 뻗다가 멈췄다. 멈춘 이유는 인장이 아니었다. --- 진소하의 왼발이 반 보 옆으로 나가 있었다. 오른발은 그대로였고 왼발만 옆으로 열려 있었다. 무릎이 조금 굽었고 발끝이 우물이 아니라 사내 쪽을 향했다. 사내가 그 발을 봤다. "…….." "어디서 배웠소." 진소하는 대답하지 못했다. 배운 적이 없었다. --- 연화의 목발이 바닥을 한 번 쳤다. "봤나." "…….." "아기씨는 그거 배운 적 없어." "…….." "옥련이가 안 가르쳤지. 그런데 열둘까지 손 잡고 다녔다며." 가운데 사내가 뒤로 반 보 물러났다. 물러난 폭이 진소하가 낸 폭과 같았다. --- 마철산이 웃었다. 웃는 소리가 났는데 얼굴은 웃지 않았다. "이래서 옥련이 딸을 찾은 거군." "…….." "인장은 아무나 들 수 있소. 발은 못 흉내 내지." 그가 세 사내 쪽으로 칼끝을 돌렸다. "너희가 밀랍에 다섯 꽃잎을 채워 넣은 이유가 그거 아닌가. 발이 없으니 종이로 채운 거지." 가운데 사내는 대답하지 않았다. --- 싸움은 그다음에 붙었다. 셋이 동시에 움직였다. 하나는 마철산에게, 하나는 진소하에게, 하나는 우물 쪽으로 돌았다. 연무백이 장대를 세웠다. 우물 쪽으로 돈 자를 장대가 막았다. 막고 나서 장대가 부러졌다. 대나무는 결을 따라 갈라졌고 손에 남은 것은 반 자쯤이었다. 부러진 끝이 뾰족했다. 연무백은 그것을 버리지 않았다. --- 마철산의 칼이 날아왔다. 던진 것이었다. 자기 앞의 사내를 어깨로 밀어 놓고 오른손으로 던졌다. 칼은 연무백의 발치에 꽂혔다. "쓰시오." "…….." "나는 한 팔이라 저 셋을 못 잡소." 연무백은 칼을 보지 않았다. 부러진 장대로 두 번째 사내의 손목을 쳤다. 사내가 칼을 놓쳤고, 그 칼이 바닥을 미끄러져 진소하 쪽으로 갔다. 진소하는 그것을 줍지 않았다. 인장을 쥔 손을 바꾸지 않았다. --- 세 번째 사내가 우물 난간을 넘었다. 넘어서 쇠사슬 쪽으로 손을 뻗었다. 백설이 그 손을 잡았다. 묶인 채였고 팔 하나가 자유로웠다. 그 하나로 손목을 잡아 아래로 당겼다. 사내의 상체가 난간을 넘어 안으로 기울었다. "길의 주인이라 했나." "…….." "주인은 여기 없소." 백설이 손을 놓았다. 사내는 난간 안쪽으로 떨어지지 않고 밖으로 굴렀다. 놓아 준 것이었다. --- 연무백이 그것을 봤다. 발치의 칼을 봤다. 허리로 손이 갔다. 없는 칼자루를 쥐던 손이었다. 그 손이 그대로 내려와 칼자루를 쥐었다. --- 쥔 순간 손이 먼저 알았다. 무게가 예상보다 반 근 가벼웠고, 손잡이 감김이 오른쪽으로 두 바퀴 더 돌아 있었다. 그것을 아는 손이 그 자리에서 각도를 고쳤다. 칼을 뽑지는 않았다. 칼집째 들어 첫 번째 사내의 무릎 옆을 쳤다. 두 번째로 팔꿈치 안쪽을. 세 번째로 목덜미가 아니라 어깨를. 셋 다 죽이지 않는 자리였다. --- 사내들이 물러났다. 가운데 선 자가 마지막으로 진소하를 봤다. "그 발, 어디까지 아시오." "모릅니다." "…….." "모르는데 나왔습니다." 사내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곧 아시게 되겠군." 셋이 문밖으로 나갔다. 곽칠은 이미 없었다. --- 마당에 빗소리만 남았다. 연무백이 칼을 마철산 쪽으로 돌려 내밀었다. 마철산은 받지 않았다. "가지고 있으시오." "…….." "돌려받을 때 내가 오겠소." 그가 말고삐를 풀었다. "진옥련이 내 팔을 벤 건 십 년 전이고, 나는 아직 그 이유를 모르오." "…….." "당신들도 모르는 것 같으니 나는 그것만 알아 가겠소." --- 문밖에서 말발굽 소리가 멀어졌다. 연화가 목발을 짚고 우물 쪽으로 갔다. 옆구리를 누르고 있었고 손가락 사이가 젖어 있었다. "연화." 백설이 불렀다. "앉으시오." "됐어." "…….." "아까 왜 말했소." 연화가 목발을 난간에 기댔다. "자네가 저 문에 묶였잖나." "…….." "이제 자네는 못 나와. 못 나오는 사람이 할 말은 남한테 못 미뤄." --- 백설이 쇠사슬 안에서 고개를 조금 숙였다. "그럼 당신은." "나는." 연화가 옆구리에서 손을 뗐다. 손바닥이 붉었다. "나도 오늘 아니면 못 할 것 같아서." 진소하가 그쪽으로 갔다. 가면서 왼발이 아까와 같은 폭으로 나갔다. 이번에는 아무도 그 발을 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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