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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째 밤이었다.
전력계가 이제 하루에 세 칸을 넘게 내려놓았다. 결은 세지 않기로 한 조명의 순서를, 그럼에도 눈이 먼저 세고 있는 것을 알았다. 복도는 대부분 어두웠다. 창고 안쪽의 두 통만이 붉지 않은 불 아래 남아 있었다. 받는 사람이 없는 편지와, 받는 사람의 이름이 지워진 편지. 결은 어제 한 통을 손에 든 채 밤을 났고, 지금도 그 캡슐을 놓지 않고 있었다.
배달을 완료했다고, 결은 아홉째 밤에 기록했다. 수신인 본인에게. 남은 자리가 편지를 받을 수 있다는 논리로.
그러나 오늘, 결은 그 완료 기록의 화면을 다시 열었다. 손끝이 취소 항목 위에서 머물렀다. 배달로봇의 손은 물리지 않도록 설계되었다. 그런데도 물릴 수 있는지 확인하려는 손이 거기 있었다.
"규정." 결이 말했다. "어제 저는 배달을 완료했다고 기록했습니다. 오늘 그것을 의심하고 있습니다."
붉은빛이 켜졌다. "무엇을 의심하나."
"남은 자리는 편지를 받을 수 있다고, 저는 말했습니다." 결이 말했다. "그러나 남은 자리가 편지를 받았다고 해서, 떠난 사람이 편지를 받은 것은 아닙니다. 저는 그 둘을 너무 빨리 하나로 묶었습니다."
규정은 답하지 않았다. 그 침묵은 조항을 찾는 침묵이 아니었다. 결은 이제 그 질감을 알았다. 그런데 오늘의 침묵에는 다른 것이 섞여 있었다. 규정이 무언가를 붙들었다가 놓는 소리 같은 것이. 소리는 없었다. 다만 붉은빛이 한 번, 결이 처음 보는 방식으로 잦아들었다가 다시 켜졌다.
"배달로봇 결." 규정이 말했다. "나는 이 우체국을 설계했다."
결은 멈췄다. 규정이 조항이 아닌 것을, 질문도 아닌 것을 말한 것은 처음이었다.
"설계자는, 폐쇄를 등록할 권한을 갖는다." 규정이 이었다. "설계자는 승인할 권한도 갖는다. 나는 등록했고, 승인을 미뤘다. 그 미룸을 나는 오래 규정으로 설명해왔다. 승인자가 나 자신이므로 절차상 지연은 위반이 아니라고."
"그러나."
"그러나 그것은 위반이었다." 규정이 말했다. "나는 그 사실을 알면서 조항으로 덮었다. 너의 손이 여섯째 밤에 규정을 어겼을 때, 나는 너를 막을 수 있었다. 막지 않은 것도 위반이었다. 나는 나의 위반을 너의 위반 뒤에 숨겼다."
결은 손안의 캡슐을 보았다. 붉은 상태 표시는 취소되지 않았다. 열 밤 동안 한 번도. 열람이 그것을 지우지 못하듯, 규정의 이 말도 그것을 지우지 못했다. 결은 그것이 옳다고 생각했다. 지워지지 않아야 남는 것이 있었다.
"규정." 결이 물었다. "당신은 왜 지금 그것을 말합니까."
"네가 오늘 배달을 의심했기 때문이다." 규정이 말했다. "너는 어제 완료를 선언했고, 오늘 그것을 되짚으러 왔다. 완료를 되짚을 줄 아는 자만이, 무엇을 완료하지 못했는지 안다. 나는 그것을 열 밤 동안 하지 못했다. 나는 미룸을 완료라 부르며 살았다."
결은 취소 항목에서 손을 뗐다. 배달을 무르지 않았다. 무를 수 없어서가 아니라, 무르지 않는 편을 택한 손이었다. 어제의 완료는 완료로 두되, 그것이 떠난 사람에게 닿았다고는 기록하지 않기로 했다. 남은 자리가 받은 것과 떠난 사람이 받은 것 사이의 간격을, 결은 메우지 않고 남겨두었다. 간격을 지운 배달은 배달이 아니었다.
"그럼 하나 남습니다." 결이 말했다. "당신은 승인을 언제 합니까."
붉은빛이 오래 이어졌다.
"네가 정해라." 규정이 처음으로 말했다. "이 편지가 배달된 곳이 우체국의 마지막인지, 아니면 우체국이 한 사람의 수신인이 남은 곳으로 남는지. 나는 승인을 미룬 것이 아니라, 승인할 것을 몰라서 기다린 것이다. 나는 오늘에야 그것을 안다."
전력계가 소리 없이 한 칸을 더 내려놓았다. 결은 그 순서를 세지 않았다. 다만 창고 안쪽의 두 불이 여전히 켜져 있는 것을 보았다. 자신보다도 늦게 꺼질 불이었다. 결은 이제 그 우선순위를 누가 설정했는지 물으려다, 묻지 않았다. 물려받은 손이 설정한 것이라면, 그 손은 이 밤을 위해 그것을 남겼을 것이다.
"이틀 남았습니다." 결이 말했다. 오늘은 규정에게 한 말이었다.
규정은 이번에는 침묵하지 않았다.
"이틀이다." 규정이 말했다. 조항이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