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화
발등에 점 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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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었던 종이를 다시 폈다.
식탁에 놓고 손바닥으로 한 번 눌렀다. 접힌 자리가 안 펴져서 가운데가 들떴다.
볼펜은 아직 옆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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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펜을 들었다.
들고 촉을 눌렀다. 딸깍 소리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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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적는 것과 안 적는 것을 나는 오늘 처음 나눠 봤다.
펜이 없으면 못 적는다. 버스에서 그랬다.
펜이 있는데 안 적으면 그건 다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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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는 펜을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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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들고 있었다.
손가락 두 번째 마디에 자국이 났다. 잡는 힘이 셌다는 뜻이다.
아무것도 안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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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을 놓고 종이를 접었다.
이번에는 접힌 자리대로 접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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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소원이 물었다.
"원장님, 그 종이요."
"…….."
"서랍에 있던 거 한 장 없어졌던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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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가져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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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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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이 더 안 물었다.
접수대 서랍을 닫고 예약 화면을 켰다. 오전에 네 분이 잡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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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선생."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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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랍 보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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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닫혀 있어서 안 봤습니다."
소원이 화면을 봤다.
"세 장이었던 게 두 장인 건 어제 걸레질할 때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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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 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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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 본 게 아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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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센 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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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다음 주 수요일에 다시 갔다.
한 시 사십 분에 도착했고 면회실에 사람이 없었다. 지난주에 있던 두 사람도 없었다.
창가 자리가 비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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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방에서 나오셨다.
두 시 오 분이었다. 간호사가 문을 열어 드렸고 아버지가 혼자 걸어 나오셨다.
손에 뭘 들고 계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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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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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껍지 않았다. 표지가 갈색이고 모서리가 닳아서 둥글었다. 옛날 대학 노트 같은 것이다.
끈으로 한 번 묶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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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창가에 앉으셨다.
앉으시면서 그걸 무릎에 놓으셨다. 오른손은 무릎에 안 올리시고 옆에 두셨다.
떨리는 게 공책에 닿으면 안 된다고 여기시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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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왔냐."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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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밥은."
"먹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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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공책을 내미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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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안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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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뭡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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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 물었잖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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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떻게 적었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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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공책을 봤다.
끈이 세 번 감겨 있었다. 매듭은 한 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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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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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았다.
무릎에 놓으니 생각보다 가벼웠다. 두께에 비해 가볍다는 뜻이다. 종이가 얇은 것이다.
끈은 안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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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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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으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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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창밖을 보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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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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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엔 안 적었다고 하셨잖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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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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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슨 말인지 물으려다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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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먼저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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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거 말하는 줄 알았다."
"…….."
"그건 못 적지. 적을 자격이 없는데 적으면 그게 죄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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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이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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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내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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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오른손을 보셨다.
떨리고 있었다. 왼손을 올리려다가 안 올리셨다.
"남 보라고 적은 게 아니라서 아무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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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것도 아닌 건 죄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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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 말을 두 번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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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적은 것이 있고 안 적은 것이 있는데, 아버지는 그 둘을 나누고 계셨다.
병원에는 못 적었다.
이건 안 적은 게 아니라 적었다. 다만 남한테 보일 데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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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 사이 어디에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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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적을 자격이 있다.
있는데 안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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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아버지가 나눈 둘 중 어느 쪽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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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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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을 수 있는데 안 적으면 그건 뭡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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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나를 보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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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한테 묻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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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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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창밖을 보셨다.
한참 보시고 대답하셨다.
"나는 그걸 해 본 적이 없어서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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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못 적었던 사람의 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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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더 안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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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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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봐도 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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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나를 보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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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고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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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끈을 풀었다.
세 번 감긴 걸 풀고 매듭을 뺐다. 매듭이 오래돼서 잘 안 풀렸고 손톱으로 벌려야 했다.
풀고 나서 공책을 무릎에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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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장을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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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장이 아니었다.
끈을 풀 때 손가락이 들어가 있던 자리다. 어디쯤인지는 세어 보지 않았다.
폈더니 종이가 저절로 그 자리에 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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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편 자리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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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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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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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비뼈가 아니었다.
발이었다. 발 하나가 위에서 본 모양으로 그려져 있고, 발가락 다섯 개가 다 있었다.
선이 굵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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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등에 점이 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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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 두 점을 봤다.
위치가 가운데에서 약간 바깥쪽이다. 둘 사이가 손가락 한 마디쯤 된다.
점은 동그라미가 아니라 꾹 눌러 찍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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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등에는 뼈가 다섯 줄로 지나간다.
발가락 하나마다 하나씩이고, 살이 얇아서 손으로 따라갈 수 있다. 부러져도 모르고 지나가는 자리다.
점 둘은 그중 두 줄 위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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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번째 줄인지는 그림만으로 못 정한다.
선이 굵어서 겹친다. 아버지가 자를 대고 그린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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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손가락으로 그 두 점을 짚어 봤다.
종이 위에서 짚으면 만지는 게 아니다. 만지기와 보기 사이에 아무것도 없다.
손을 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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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 옆에 아무것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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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 없다.
날짜도 없고 숫자도 없다. 나이도 없고 남자인지 여자인지도 없다.
그림 하나와 점 둘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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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 장을 한참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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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리는 것과 비슷했다.
비슷한데 같은지는 모르겠다. 나는 갈비뼈 열두 줄을 그리고 점을 찍는다. 아버지는 발을 그리고 점을 찍었다.
같은 손에서 나온 방식인지, 그냥 둘 다 그림밖에 못 그려서 그런 건지 나는 못 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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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어보면 아버지가 답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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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안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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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장을 넘기려다가 손을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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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장을 넘기면 다음 장이 있고, 그다음 장이 또 있다. 넘기기 시작하면 나는 다 넘긴다.
다 넘기고 나서 나는 다 본 사람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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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본 사람은 안 본 것처럼 못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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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책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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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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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제가 가져가도 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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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져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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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데 나머지는 물어보고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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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나를 보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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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물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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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봐도 되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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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한참 계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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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서 차 소리가 났다. 들어오는 차였고 주차하는 데 오래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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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거는 준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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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니다."
"…….."
"그래도 물어보고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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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오른손을 무릎에 올리셨다.
올리시니까 무릎이 조금 흔들렸다. 이번에는 왼손으로 안 누르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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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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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공책을 가방에 넣었다.
넣으면서 끈을 다시 감았다. 세 번 감고 매듭을 한 번 지었다.
아버지가 그걸 보고 계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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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 감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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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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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번인지 봤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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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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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고개를 끄덕이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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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에서 가방을 무릎에 놓고 있었다.
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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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와서 책상에 놓았다.
가방에서 꺼낼 때 끈이 한 번 풀렸다. 세 번 감았는데 두 번이 돼 있었다.
다시 세 번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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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랍을 열고 종이 두 장을 꺼냈다. 갈비뼈 열두 줄에 점 셋이 있는 것 두 장이다.
공책 옆에 나란히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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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 셋짜리가 둘, 점 둘짜리가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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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두 장은 같은 사람이다.
아버지 한 장은 누구인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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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두 장에는 이름이 없다. 아버지 한 장에도 없다.
나는 이름을 안 적은 거고 아버지는 적을 데가 없었는데, 종이만 놓고 보면 셋 다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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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 셋을 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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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보다가 내 것 두 장을 서랍에 도로 넣었다.
공책은 책상에 두었다. 끈은 안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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